최고위과정 AI 강의, 무엇을 남겨야 할까요?
Q. 경영자와 최고위과정 원우를 대상으로 하는 AI 교육은 무엇을 다뤄야 할까요?
A. 트렌드 전망이 아니라 직접 써 보는 경험입니다. 이분들은 무엇을 시킬지 판단하는 힘과 맥락을 설명하는 언어를 이미 갖추고 계십니다. 모자란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써 본 경험입니다.
지난 9월 21일 저녁 7시, 서울대학교 문헌지식정보 최고위과정 17기에서 첫 AI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다섯 번에 걸쳐 진행하는 과정의 첫 시간이었습니다.

부족한 것은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최고위과정에 오시는 분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오래 일해 오신 분들입니다. 무엇을 시켜야 할지 판단하는 힘, 상황을 설명하는 언어, 결과를 보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감각을 이미 갖고 계십니다.
사실 좋은 프롬프트에 필요한 건 대부분 그것입니다. 명령어 목록이 아니라 맥락을 길게 설명할 수 있는 경험입니다. 그러니 이분들께 모자란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써 본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강의 목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AI 트렌드를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사용하실 수 있게, 그리고 그 사용을 혼자서도 반복하실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첫 시간에 손금부터 봐 드렸습니다
시작은 화면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대화하는 공간과 일을 맡기는 공간이 어떻게 다른지, 더하기 버튼 하나에 사진과 파일과 기능이 어떻게 들어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카메라 버튼으로 각자 손바닥을 찍어 올리게 했습니다. 손금을 봐 달라고 한 것입니다. 강의장이 한 번 웃었습니다.
장난처럼 보이지만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사진을 찍어 올리고 그것에 대해 물어보는 경험을, 부담 없는 주제로 한 번 통과시키는 것입니다. 키보드 대신 말로 입력하는 것도 함께 해 보셨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이런 말씀도 먼저 드렸습니다. 버튼 위치가 제 화면과 다를 수 있고, 한 번에 안 되실 수도 있다고요. 대신 결국 해결될 일이니 막히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말씀해 달라고 했습니다.
말씀을 주시면 화면을 다시 보여 드렸고, 조교가 자리로 가서 함께 찾아 드렸습니다. 당황하실 수 있다는 걸 미리 말해 두는 것과, 막혔을 때 부를 사람이 있다는 것. 이 두 가지가 실습 강의의 절반입니다.
1985년의 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미지 실습은 보여 드리는 데서 끝내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각자 사진 한 장씩 올려 직접 만들어 보셨습니다.
어려운 프롬프트를 쓴 것이 아닙니다. ChatGPT가 미리 만들어 둔 80’s flashback 스타일을 고르고 사진을 올린 것이 전부입니다. 그렇게 만든 것을 서로 꺼내 놓고 함께 보았습니다. 이 실습에서 반응이 가장 좋았습니다.
원우분들 결과물은 개인 사진이라 여기에 옮기지 않습니다. 대신 제 것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이미지 생성은 설명으로 들으면 먼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내 얼굴이, 내가 지나온 시절의 화면으로 돌아오면 그때부터 남의 기술이 아니게 됩니다.
세 마디만 붙여도 대화가 달라집니다
프롬프트를 가르칠 때 명령어를 외우게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세 마디를 붙여 보시라고 했습니다. 도와줘, 질문해 줘, 그리고 페르소나입니다.
| 붙이는 말 | 이렇게 말합니다 | 무엇이 달라지나 |
|---|---|---|
| 도와줘 | 혼자 하기 막막하니 같이 정리해 줘 | 완성품을 요구하는 대신 함께 작업하는 자리가 됩니다 |
| 질문해 줘 | 바로 쓰지 말고, 필요한 것을 먼저 질문해 줘 | AI가 결과를 내놓기 전에 나에게 되묻기 시작합니다 |
| 페르소나 | 너는 오랜 경험을 가진 편집자라고 생각하고 봐 줘 | 같은 자료라도 보는 관점과 말투가 바뀝니다 |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달라지는 건 두 번째입니다. 이 한 마디를 붙이면 AI가 곧바로 결과를 내놓는 대신 나에게 되묻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되물음에 답하는 일이야말로, 오래 일해 오신 분들이 가장 잘하시는 일입니다.
마지막에는 각자의 AI 비서를 예약했습니다
첫 회차의 마지막 실습은 나의 첫 AI 비서를 직접 예약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비서를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ChatGPT에게 미래의 일을 예약해 두는 기능을 씁니다.
채울 칸은 세 개뿐입니다. 어떤 보고를 받고 싶은지, 언제 받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형식으로 받고 싶은지입니다. 여기에 부족한 정보가 있으면 먼저 질문해 달라는 한 줄을 덧붙이게 했습니다.

그리고 강의장을 나서기 전에 세 가지를 확인하게 했습니다. 예약이 실제로 걸렸는지, 예약 목록에 내용이 보이는지, 알림 권한을 허용했는지입니다. 그날 모든 분이 이 예약을 거는 것까지 마치고 돌아가셨습니다.
이 실습을 마지막에 둔 이유가 있습니다. 배운 것을 계속 쓰시라고 당부하면 대개 의지의 문제로 남습니다. 반면 예약을 하나 걸어 두고 나오면 반복은 저절로 일어납니다.
질문이 많았습니다
80분 동안 질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중 두 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AI에게 반말을 써야 하는지 존댓말을 써야 하는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과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말투가 아니라 맥락의 양입니다. 다만 편한 쪽으로 쓰셔야 길게 설명하게 되니, 저는 평소 말하듯 쓰시라고 권합니다.
다른 하나는 보안 설정이었습니다. 내가 넣은 자료가 학습에 쓰이는지, 그것을 끌 수 있는지를 물으셨습니다. 이 질문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조직에서 AI를 실제로 쓸지 고민하기 시작한 분들에게서 나오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에 걸쳐 쌓습니다
한 번의 특강으로 끝나지 않고 다섯 번에 걸쳐 쌓이도록 구성했습니다.
- 1·2회차 : 나만의 AI 비서 만들기 실습. 화면 읽기부터 정기 보고 예약까지 익히고, 내 일에 맞게 다듬습니다.
- 3·4회차 : AI로 자서전 만들기 실습. 인터뷰로 내 이야기를 모으고, 그것을 한 권으로 엮습니다.
- 5회차 : AI를 이용한 심층분석과 리서치. 판단에 쓸 자료를 직접 만들어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영자 대상 AI 교육은 실무자 교육과 무엇이 다른가요?
A. 가르칠 내용의 난이도가 아니라 출발점이 다릅니다. 경영자는 무엇을 시킬지 판단하는 힘과 맥락을 설명하는 언어를 이미 갖추고 계십니다. 그래서 개념 설명을 줄이고, 직접 해 보는 시간과 막혔을 때 도와 드리는 구조에 시간을 씁니다.
Q. 한 번의 특강과 여러 회차 과정 중 무엇이 나은가요?
A.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인식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면 한 번으로도 됩니다. 다만 실제로 쓰시게 하려면 여러 회차가 낫습니다. 첫 회차에 만든 것을 다음 회차에서 다듬는 구조여야 손에 남습니다.
Q. 나이대가 높은 학습자도 실습을 따라올 수 있나요?
A. 따라오십니다. 다만 설계가 필요합니다. 버튼 위치가 기기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안내하고, 막혔을 때 부를 사람을 두고, 어려운 프롬프트 대신 이미 준비된 기능부터 쓰게 하면 전원이 끝까지 해내십니다.
Q. 우리 조직 임원 교육도 이렇게 설계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상과 시간, 그리고 그분들이 매일 하는 일을 먼저 듣고 실습을 다시 짭니다. 관련해서 CEO·임원 AI 교육 강사 섭외 Q&A도 함께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저녁 7시에 시작해 80분이었습니다.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오신 시간입니다. 그런데 끝까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으셨습니다. 그 모습이 오래 남았습니다.
최고위과정에서 AI를 다룬다고 하면 보통 전망을 기대합니다. 물론 그 이야기도 필요합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다음 날 아침에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과정에서는 다음 날에도 작동하는 것을 하나 만들어 드리는 쪽을 택했습니다. 대단한 기능은 아닙니다. 정해진 시간에 필요한 보고가 도착하는 것, 그거 하나입니다.
경영자나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AI 교육을 준비하고 계신 교육담당자나 인사팀이시라면, 무엇을 알려 드릴지보다 무엇을 손에 쥐여 드릴지부터 함께 정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