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활용한 리서치 강의라고 하면, 보통 “어떤 도구가 제일 좋은가”를 배우고 오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ChatGPT가 나은지 퍼플렉시티가 나은지, 딥리서치는 또 뭔지. 도구 이름을 익히면 강의가 끝난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국관광공사, 공공기관에서 진행한 “AI를 활용한 리서치” 강의에서, 저는 조금 다른 데에 무게를 뒀습니다.
강의는 강의장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 진짜 실습은 각자 자리로 돌아간 뒤에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강의가 끝나면, 대부분 다시 안 열어봅니다
현장에서 강의를 여러 번 해보면, 성패가 어디서 갈리는지 보입니다.
그 자리에서는 다들 곧잘 따라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강의장을 나서는 순간, 대부분은 그날 배운 것을 다시 열어보지 않습니다. 바쁘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다시 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강의의 마지막을 “집에서 혼자 다시 해볼 수 있게 만드는 것”에 둡니다.
학습자마다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날 다 못 따라온 분도 각자 페이스로 한 번 더 해볼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복습 워크북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미리 준비한 교안 말고, 하나를 더 만들었습니다.
수업 내내 학습자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메모장에 적어 뒀습니다. 어디서 막히는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를요.
그리고 강의가 끝날 무렵, 그 메모를 바탕으로 “집에서 따라 하는 복습 워크북”을 그 자리에서 만들어 나눠드렸습니다.

왜 미리 만들어 오지 않고 굳이 현장에서 만드느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학습자의 수준과 반응은, 그날 그 방에 들어가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리 만든 교안은 “제가 가르치려고 준비한 것”입니다. 그날 만든 워크북은 “이분들이 실제로 막혔던 것”입니다.
둘은 생각보다 많이 다릅니다.
도구는 사다리처럼, 가벼운 것부터
워크북의 뼈대는 단순합니다. 리서치 도구를 3단계 사다리로 놓고, 가벼운 것부터 올라가자는 것입니다.

리서치라고 하면 곧장 제일 센 기능부터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빠른 현황 파악은 웹검색만으로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여러 출처를 비교해야 할 때 심층리서치로 올라가고, 여러 페이지를 모으거나 파일로 만들어야 할 때 비로소 웹 에이전트를 씁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빠르게 찾는 일과, 믿을 수 있게 검증하는 일은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AI보다 먼저 준비할 것은 데이터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무엇을 물을까”, 즉 좋은 프롬프트부터 고민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답의 품질을 가르는 것은, 모델 이름이 아니라 제가 어떤 자료와 맥락을 준비했느냐였습니다.

그래서 워크북에서 가장 먼저 짚은 것도 프롬프트가 아니라 데이터였습니다. 회의 기록을 남기고, 공개 가능한 자료를 모으고, 파일 이름을 날짜와 주제와 버전으로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회의 녹음은 참석자 동의와 기관의 보안·개인정보 규정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순서를 지켜야 안심하고 쌓을 수 있습니다.
링크가 붙었다고 검증이 끝난 건 아닙니다
리서치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이 출처입니다.
AI가 링크를 붙여주면 검증이 끝났다고 여기기 쉽지만, 링크가 있다는 것과 원문이 그렇게 말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서 발췌한 문장은 원문에서 다시 검색해, 같은 표현을 찾고 앞뒤 문맥까지 확인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작은 요령도 하나 담았습니다. 출처를 넣어 달라고 해도 빠질 때가 있으니, ChatGPT 입력창의 ‘+’에서 웹검색을 켜 두면 굳이 부탁하지 않아도 링크가 함께 붙습니다.
도구를 연결하면, AI가 비서가 됩니다
워크북 뒷부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AI에 외부 도구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가장 쉽고 효용이 큰 것부터 권합니다. 법령의 조문과 시행일, 원문까지 조회해 주는 대한민국 법령 도구, 그리고 일정을 확인하고 정리해 주는 캘린더 연결입니다.
다만 연결하기 전에 세 가지는 꼭 확인하시라고 했습니다. 이 도구가 무엇을 읽을 수 있는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실행 전에 제가 다시 확인해야 할 행동은 무엇인지입니다.
조회는 편하게 맡기더라도, 일정 생성이나 전송·삭제 같은 외부 변경은 반드시 확인한 뒤에 실행하자는 원칙입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7일 안에 한 번 끝내기
워크북의 마지막은 거창한 계획이 아닙니다.
큰 혁신 대신, 작은 업무 하나를 데이터 준비부터 결과 검증까지 딱 한 번 끝까지 해보자는 7일 체크리스트입니다.
완료 기준도 소박하게 잡았습니다. 결과 파일 한 개, 직접 확인한 출처 세 개, 다음에 고칠 점 한 개가 남으면 그 주는 성공입니다.
이 한 번의 완주가, 다음 업무에서 AI를 다시 켜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경험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교육담당자께 드리는 이야기
교육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보면, 강의의 성패는 만족도 점수보다 “끝나고 나서 실제로 써먹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그러려면 강의가 끝난 뒤에도 학습자가 스스로 이어갈 수 있는 장치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은 조직마다 다루는 자료와 규정, 보안 기준이 달라서, 미리 찍어 낸 표준 교재 하나로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장치는, 그날 그 조직이 실제로 어디서 막혔는지를 보고 만들 때 훨씬 잘 맞습니다.
이번 워크북을 사전 교안이 아니라 강의 현장에서 만든 이유가 그것입니다.
마치며
좋은 AI 강의가 남기는 것은, 그날의 감탄이 아니라 다음 주에 각자 책상에서 한 번 더 눌러보게 만드는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국관광공사 강의는 그 습관을 워크북 한 권으로 손에 쥐여드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기업에서 이런 결의 AI 활용·리서치 교육을 고민하고 계신 교육담당자님이라면, 생성형 AI 교육 프로그램 안내를 참고하시고 편하게 문의 주세요.
조직이 실제로 어디서 막히는지에서 출발해, 강의가 끝난 뒤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해 드립니다.